INTRO
양장본 데이터 준비의 모든 것
SUBSUB 작가의 <섭섭한 그림책>
우연치 않은 기회로 SUBSUB 작가의 양장본 제작을 맡게 되었는데, 양장본 데이터의 준비 과정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번 <충무로 교수>는 양장본을 만들기 위한 데이터 준비를 중심으로, 모두가 어렵게 생각하는 양장 제본 표지 제작까지 <섭섭한 그림책>을 예로 들어 살펴보겠다.
나를 충무로 교수로 믿고 따르도록!
양장본 제작 순서
1. 데이터 준비와 CTP 출력
내지 데이터와 표지 데이터를 따로 따로 PDF로 만들고, 검판용 데이터에 이상이 없을 경우 CTP 출력을 한다.
2. 인쇄
*지업사에 종이를 발주하면 *삼발이를 이용해 인쇄소로 종이를 보낸다. *CTP 출력소에서 판이 완성되면 보통 출력소에서 인쇄소로 판을 보낸다. 인쇄소에서 작업지시서와 종이, CTP를 확인하면 표지와 내지 인쇄를 시작한다.

*지업사
쉽게 종이를 판매하는 곳이다. 지업사 마다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종이가 다르지만 일반적인 종이는 모두 구매가 가능하다. 지업사에는 종이를 재단해서 포장하고 배달하기 때문에 재단기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삼발이
오토바이를 무거운 종이를 싣기 위해 개조한 3륜 오토바이를 말한다. 충무로 일대 을지로, 초동, 인현동 인쇄골목을 포함해 가장 중요한 분들이다. 삼발이 기사님들이 안계시면 인쇄가 마비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CTP
Computer To Plate의 약어. 기존의 필름 제작에서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컴퓨터의 디지털 데이터를 곧바로 인쇄판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3. 사철 제본(강아리)
표지와 내지 인쇄가 모두 끝나면,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내지 부터 먼저 사철 제본 한다.
4. 하드커버 제작
인쇄가 끝난 표지에 후가공(라미네이팅 등)이 끝나면 양장 표지를 만든다.
5. 성책
사철 제본이 끝난 내지와 양장 표지를 붙이면 양장본이 완성된다.
1. 판형 및 페이지 수 결정
책을 만들 예정이라면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이 *판형입니다.

아크로뱃에서 [고급->인쇄물 제작->페이지 오려내기]를 선택 합니다.
*판형
책자 크기를 말하며 국전지(939*636), 4*6전지(1091*788)를 재단하여 종이 로스를 최소화 한 사이즈다. 대표적으로는 A4(국배판), A5(국판), B5(4*6배판), B6(4*6판)등을 많이 사용한다.
자세한 판형은 <제2강>책등 계산표에 나와있다.

<섭섭한 그림책>의 판형은 265X250mm 입니다. SUBSUB 작가에게도 이 판형을 보자마자 말했는데, 제발 부탁 드립니다. 판형을 결정하기 전에 인쇄소를 먼저 알아보고 이 판형으로 제작이 가능한지 여부를 꼭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본인 책이니까 본인이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만, 잘못된 판형은 제작비가 올라 가거나 제작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드시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합시다! SUBSUB 작가에게 뭐라고 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SUBSUB 작가의 팬들이 보고 있을 것 같아 두렵군요.
판형이 결정되면 페이지 수를 결정해야 합니다. 판형과 페이지 수가 중요한 이유는 *사철 제본 때문인데, 기본적으로 4p의 배수로 페이지 수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종이 두께에 따라 8P, 16P로 늘어 날 수 있습니다)<섭섭한 그림책>은 60p인데, 530X250mm 15장을 반으로 접어서 실로 꿰매서 제본했다고 보면 됩니다.
*사철 제본(강아리 제본)
인쇄물을 접고 실로 꿰메어 연결하는 제본방식을 말하며 충무로에서는 강아리 라고도 한다.
2. 내지 PDF 저장
판형과 페이지 수가 결정되고 작업을 완료했다면, 이제 내지를 PDF로 저장 합니다. <제2강>을 참고해도 되지만 다시 복습하는 의미로 다시 해 보겠습니다. PDF의 저장 옵션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터를 기준으로 설명 하겠습니다.

내지 PDF를 저장할 때 가장 많이 묻는 것이 “펼침 면으로 저장해요? 아니면 한 면씩 저장해요?”입니다. 표지는 펼침 면으로, 내지는 무조건 페이지로 저장해야 합니다. 인디자인에서 PDF로 내보내기 할 때는 위의 옵션을 참고 하면 됩니다. 보통 ‘고품질 인쇄’, ‘재단선 표시’, ‘문서 도련 설정 사용’를 체크하면 됩니다.
*알아두기
최신 어도비 버전중에 표시 및 도련에서 [유형] [두께] [오프셋] 기본값이 이상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위에 옵션을 꼭 참고하자.

일러스트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PDF로 저장할 때는 ‘고품질 인쇄’와 ‘재단 보기‘문서 도련 설정 사용’을 체크하면 됩니다. 표지나 내지 인디자인이나 일러스트 한 가지만 사용해도 되지만, 내지는 인디자인에서 작업하고 표지는 일러스트에서 작업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3. 표지 제작
이번 <충무로 교수>의 하이라이트이자 작업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양장본의 표지 작업입니다. 천천히 봐 주세요.
세네카 두께를 잘 모르겠으면 그냥 인쇄소에 물어보면 됩니다. 하지만 그러면 <충무로 교수> 체면이 말이 아니니까, <섭섭한 그림책>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섭섭한 그림책> 내지종류
내지 1) 48p 160g 랑데부 U/W
내지 2) 8p 180g 모조
내지 3) 4p 160g 랑데부 U/W
<섭섭한 그림책>은 내지 중간에 컬러링 페이지가 있어 모조지를 사용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내지를 한 가지 종류만 사용할 것을 추천 합니다. 사철 제본을 하는 과정에서 종이가 중간에 바뀌면 그 부분은 실로 꿰매지 못하고 접착 풀로 붙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전체적으로 넘겨 봤을 때 종이가 달라지는 부분은 펼침성이 크게 떨어 집니다. 물론 SUBSUB 작가에게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니 내지 두께를 계산해 봅시다.
160g 랑데부 U/W 한 장의 두께: 0.210mm
180g 모조 한 장의 두께: 0.198mm
계산식
[160g 랑데부 U/W]
(48p+4p)÷2×0.210=5.46mm (나누기 2를 하는 건 양면이기 때문입니다)
[180g 모조]
4p÷2×0.198=0.396mm
내지의 최종 두께는 5.46mm+0.396mm=5.856mm 입니다. 오차를 생각해서 6mm로 결정 했습니다.
내지의 두께도 나왔으니, 이제 표지를 만들어 봅시다.

양장본 표지는 일반 무선 책자와 달리 *미소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책의 펼침성이 좋아지도록 책등 양쪽에 10mm씩 여분을 주는데, 나중에 성책(표지와 내지를 붙이는 작업)할 때 인조 작업(미소 부분에 열을 가해서 누르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표 1(앞표지)과 표 4(뒷표지)는 265*250이라고 했을 때, 가로 –3mm 세로 +7mm이니까 262*257이 되고, 책등은 6mm이니까 + 5mm(합지의 두께) 해서 11mm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책등 양쪽으로 10mm씩 미소 여백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방으로 싸바리 할 때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부분은 20mm가 적당합니다.

위와 같이 작업을 완료하고 PDF로 저장했다면, 모든 준비가 끝난 것입니다. 이제 인쇄를 시작 하면 됩니다.
*미소
책등(세네카) 양옆에 펼침성을 좋게 하기 위해 합지를 뺀 홈 부분을 말한다.
4. <섭섭한 그림책> 완성
<섭섭한 그림책> 완성위와 같이 데이터를 준비해서 인쇄를 마치고 사철 제본, 양장 표지, 성책 작업을 마치면 드디어 양장본이 완성됩니다.

양장본 추가 정보
*양장본에는 책등이 직각인 각양장과 둥근 모양인 환양장 두 가지가 있다. (현장에서는 보통 각꾸 양장, 마루 양장이라고 부른다) 책머리와 꼬리를 마감해주는 따방과 시오리라고 부르는 갈피끈 등이 있다.
*양장본
단단한 표지에 접지를 함께 꿰매어 묶은 책. 본문과 표지가 따로 제작하여 재단한 다음 면지를 이용하여 붙이는 방법으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고급스럽다.
수업을 마치며
항상 수업을 마치면서 하는 말이지만, 책을 만들 때 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바랍니다. 열심히 작업한 데이터를 가지고 인쇄소로 왔다가, 제작이 불가능하여 데이터를 수정하는 작업자들을 수 없이 봤습니다. 물론 무사히 <섭섭한 그림책>이 나왔지만 SUBSUB 작가도 예외는 아니 었습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SUBSUB 작가에게 뭐라고 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끝으로 무턱대고 연락해서 <충무로 교수>에서 <섭섭한 그림책>을 제작했던 내용을 소개하고 싶다는 말에 아름답게 승낙해준 SUBSUB 작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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